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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웨딩박람회 준비 체크포인트

봄바람 타고 찾아간 서울웨딩박람회, 설렘과 실수 사이에서 건져 올린 준비 체크포인트

어제 퇴근길, 지하철 선반 위 팸플릿 한 장이 나를 붙잡았다. “서울 최대 규모 웨딩 정보 총집합!”이라는 문구, 순간 심장이 콩. 사실 나, 프러포즈 받은 지 딱 73일째다. 아직도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낀 반지 빛이 낯설어 툭하면 확인하곤 한다. 그렇게 서울웨딩박람회 일정표를 내 달력에 덜컥 적어 두었다. 그리고, 어제. 설렘만 잔뜩 안고 박람회장으로 뛰어들었는데, 글쎄… 구두 굽이 쑥 빠지는 바람에 입구에서 주저앉을 뻔! 😂

이 글은 그 난리통에서 내가 건져 온 준비 체크포인트다. 혹시 너도 곧 그 설렘 한가운데로 뛰어들 예정이라면, 내 소소한 시행착오가 작은 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드는 의문, “도대체 뭘 챙겨 가야 할까?” 나도 그랬으니까! 아래로 주르륵 적어 두었지만, 일부러 틀에 맞춘 리스트 대신 흐르듯 적었다. 그래야 나와 너, 우리 대화 같잖아?

장점·활용법·꿀팁

1. 한눈에 보는 예식장 비교, 그런데 조금 멀미 난다?

호텔, 컨벤션, 스몰웨딩홀… 부스마다 반짝이는 조명에 나, 정말 눈이 코팅될 뻔. 하지만 한 곳 한 곳 발품 팔면 몇 주 걸릴 정보를, 하루 만에 모조리 모아 볼 수 있다는 건 명백한 장점! 팁 하나, 핸드폰 메모장으로는 부족해서 나는 집에서 인쇄해 간 ‘희망 날짜·예산·하객 수 체크표’를 들고 다녔다. 부스마다 도장 찍듯 바로바로 써 넣으니 정신이 덜 해맑더라.

2. 시즌 한정 프로모션… 놓치면 왠지 손해 본 기분이잖아

스냅촬영 계약하면 드론 촬영 무료, 드레스 업체는 베일 업그레이드… 솔깃했다. 그런데 나, 그 자리에서 덥석 도장 찍었다가 밤에야 “아, 맞다. 친구가 추천했던 스튜디오는 안 가봤네.” 하고 후회. 그래서 적어 두는 꿀팁! ‘가계약’ 제도를 살포시 활용할 것. 계약금 5만~10만 원 걸어두고, 집에 가서 다시 생각하는 거다. 감정의 열기 좀 식히고 나면, 필터링이 확실히 된다.

3. 신랑 예복 피팅, 예상 밖 수확

솔직히 예복엔 큰 기대 없었다. 그런데 피팅룸에서 예비 신랑이 처음으로 턱시도 입고 나오는데… 어머, 심장이 튀어나올 뻔. “여보, 저거 사자!” 했더니 직원이 웃더라. 렌탈이라구. 덕분에 사진 몇 장 미리 건지고, 예복 라인 고민도 끝. 즉석 피팅 기회 절대 놓치지 말길.

4. 웨딩박람회 필수 준비물? 보조배터리·종이 가방·편한 신발

보조배터리 없었으면 QR 견적서 하나도 못 찍었을 거다. 종이 가방엔 샘플 쿠키며 청첩장 견본이 우수수. 그리고 편한 신발… 아까 말했듯 굽 빠진 덕에 나는 바로 플랫슈즈로 갈아탔다. 하여간 발바닥이 편해야 눈이 예리해진다.

단점

1. 과도한 정보 폭발, 머리가 띵

솔직히 말해, 집에 돌아오니 전단지만 열아홉 장. 서로 다른 패키지 가격표 줄 세워 놓고 보는데, 고르라는 건지 고문하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지만, 결국 내가 취할 건 30% 남짓.

2. 호객성 멘트, 살짝 부담

“오늘 안에 계약하면 20% 할인!” 귀에 딱지 앉았다. 알면서도 흔들린다. 단점이라기보다 덫 같다. 그러니 내 방법, “조용히 미소만 짓기.” 견적서 받고, “아~ 네~” 하고 뒤로 한 발. 그러면 빠져나오기 쉽다.

3. 데이트라고 치기엔 로맨틱 지수 0.5

커플끼리 오면 당연히 알콩달콩일 줄 알았는데, 현실은 계산기 두드리는 머리·발품 파는 다리. 끝나고 지친 얼굴로 늦은 저녁 먹으며 서로 떡진 머리 보고 웃었다. 그래도 추억이긴 하지?

FAQ

Q. 첫 박람회, 몇 시간 잡아야 할까요?

A. 나, 오전 11시에 들어가서 오후 4시 반에 나왔다. 중간에 휴게 공간 앉아 아이스 라테 한 잔 했는데도 그랬다. 최소 4시간은 넉넉히 잡자. 그래야 후반부에 허겁지겁 안 한다.

Q. 무료 초대권 꼭 필요해요?

A. 있으면 좋다. 난 깜빡하고 현장 등록해서 1인 5,000원 냈다. 그 돈으로 차라리 택시 타고 갈 걸! 초대권은 웨딩카페, SNS 이벤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사전에 챙겨 두면 작지만 기분 좋은 절약.

Q. 견적 비교, 똑똑한 방법 없나요?

A. 내 방식은 ‘스프레드시트’. 업체별 예상 견적을 엑셀에 쭉 입력하고, 필터 기능으로 예산·특전·거리별로 정렬했다. 의외로 숫자 놀이하다 보면 감정적 선택이 줄어들더라.

Q. 박람회에서 바로 계약해도 안전할까요?

A. 솔직히… 반반. 나는 드레스 업체만 현장 계약했고, 식장은 미뤘다. 계약서에 환불 규정 명시돼 있는지, 샘플 사진 진짜 본식 사진인지 확인해 두면 후회 없다.

쓰고 보니, 내 수첩에 접힌 페이지마다 커피 얼룩이 남아 있다. 그만큼 두근거리고 허둥대던 하루였나 보다. 너도 곧 이 길을 걸을 예정이라면, 한숨 돌리고 내 경험 속 작은 조언 하나쯤 주머니에 넣어 가길.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과정이라는 사실, 잊지 말자. 마침 밖에서 바람이 불어 창문이 달칵 소리를 낸다. 어쩐지 또 설레네? 😉